[골닷컴] 강동훈 기자 = 토트넘 홋스퍼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격파하면서 최근 공식전 2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동시에 2달여 만에 4위로 도약하는 데도 성공했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교체로 들어가 추가골을 뽑아내면서 승리에 앞장섰다.
토트넘은 20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에메르송 로얄과 손흥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한 토트넘은 공식전 2연패에서 벗어났고, 이번 시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두 차례 맞대결을 무패(1승1무)로 마감했다. 순위표 4위(13승3무7패·승점 42)로 한 계단 도약하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41)를 5위로 밀어냈다.
손흥민은 이날 벤치에서 출발해 후반 교체로 들어가 추가시간 포함 27분을 소화했다. 투입과 동시에 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임을 가져가던 그는 후반 27분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뽑아내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EPL 5호골이자, 시즌 9호골을 뽑아내면서 침묵을 깼다.
앞서 토트넘은 EPL 23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에 패한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선 AC밀란에 무릎을 꿇으면서 공식전 2연패에 빠졌다. 그 때문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필사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위고 요리스, 이브 비수마 등 주축이 연이어 부상으로 쓰러졌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마저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후 몸 상태가 좋지 못한 탓에 휴식을 취하기로 하면서 함께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하지만 최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상대로 모든 대회 통틀어 3경기 무패를 이어오는 등 강했던 면모를 살려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는 "모두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훈련 과정에서 분명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다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 있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토트넘은 3-4-3 대형을 들고나왔다. 최전방은 히샬리송과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가 삼각편대를 꾸렸다. 중원은 벤 데이비스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 에메르송이 꾸렸다. 수비라인은 클레망 랑글레와 에릭 다이어,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형성했다.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토트넘은 킥오프와 함께 위기를 맞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1분 토마스 수첵이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컷백을 연결했고, 아크서클로 쇄도하던 제로드 보웬이 논스톱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토트넘은 주도권을 가져오더니 기회를 잡는 듯했다. 전반 12분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 수비를 등지면서 버텨낸 후 패스를 연결할 때 틸러 케러의 손에 맞았다. 하지만 핸드볼 반칙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비디오판독(VAR) 이후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토트넘이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17분과 26분엔 각각 케인과 에메르송이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수비벽에 막혔다. 전반 35분 호이비에르가 왼쪽 골문을 겨냥해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우카시 파비안스키에게 걸렸다.
토트넘이 집중력을 살려 다시 몰아쳤다. 전반 추가시간 케인의 침투 패스가 박스 안으로 투입됐고, 쇄도하던 히샬리송이 때린 슈팅은 골키퍼 파비안스키가 쳐냈다. 이어지는 코너킥 찬스에서 로메로의 헤더는 골대 상단을 살짝 넘어갔다. 토트넘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토트넘이 후반 시작과 함께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3분 쿨루셉스키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압박을 통해 볼을 가로챘고, 케인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후 박스 안으로 돌파해 컷백을 내줬다. 하지만 히샬리송의 슈팅이 힘이 덜 실리면서 골키퍼 파비안스키가 손쉽게 잡아냈다.
답답하던 흐름이 이어지던 찰나 토트넘이 선취골로 균형을 깨뜨렸다. 후반 11분 데이비스가 수비라인을 절묘하게 무너뜨리면서 오버래핑에 성공한 후 패스를 찔러줬고, 에메르송이 박스 안 완벽한 오픈 찬스에서 침착하게 왼쪽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토트넘이 곧바로 동점골을 헌납할 위기를 넘겼다. 후반 13분 수비 진영에서 안젤로 오그본나의 롱패스가 전방으로 단번에 연결됐고, 재빠르게 박스 안으로 뛰어 들어간 보웬이 때린 왼발 슈팅은 골키퍼 포스터가 선방했다.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변화를 택했다. 후반 23분 히샬리송을 빼고 손흥민을 투입했다.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토트넘이 추가골로 격차를 더 벌렸다. 후반 27분 케인이 전진 패스를 찔러줬고, 뒷공간을 침투하던 손흥민이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팽팽한 주도권 싸움에서 이겨내며 점유율을 계속 늘려갔다. 비록 공격 시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변화를 가져가는 등 마지막 반격에 나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기회를 허용하지도 않았다. 결국 토트넘은 남은 시간 2골 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승전고를 울렸다.